“의사들 돌아오라” 국민 대다수 의사 집단행동 반대
상태바
“의사들 돌아오라” 국민 대다수 의사 집단행동 반대
  • 김준기 정치·사회부 기자
  • 승인 2024.06.04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 86% “의사들, 환자 곁으로” 집단행동 존중 12%뿐
응급실 경증환자 증가 우려스런 상황 “정부도 책임 있다”
의대국시, 예년과 동일하게 단행 “의대생 조속히 복귀해야”

의대 증원 논란으로 국민과 의료 현장의 목소리가 갈라지고 있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100일이 넘도록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은 정부와 의료계 간의 신속한 합의를 통해 국민 안전과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한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염원하고 있다.

국민들은 “전공의 파업사태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환자 곁으로 돌아가 줄 것을 요청,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 또한 오랫동안 해묵었던 문제에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의대 국시를 예년과 동일하게 시행할 것을 강조하며 의대생들의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다.

의사 집단행동 존중 12%뿐

국민 10명 중 8~9명은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대다수는 정부가 전공의들이 빠진 수련병원뿐 아니라 공공병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야권이 추진 중인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의대 신설’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0% 이상이 찬성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지난 4월28일부터 29일까지 여론조사 전문 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공의와 의대 교수 등의 진료거부, 집단 사직, 휴진 등 집단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85.6%가 “의대 증원에 반대해 진료 거부, 집단 사직, 휴진 등 집단행동을 하는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답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답변은 12.0%뿐이었다.

노조는 “의대 증원 확정을 '한국 의료 사망선고'라고 규정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주장과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는 결과”라며 “국민들은 의사단체들에 극도의 저항감과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사단체들은 무엇이 국민의 뜻인지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야권과 시민사회가 주장하는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에 대한 찬성률은 높게 나왔다. 85.3%가 지역의사제 도입에 찬성했고, 81.7%는 공공의대를 설립해야 한다(반대 13.6%)고 답변했다.

지역의사제는 의대생들이 졸업 후 특정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대학 입시 단계에서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를 뽑아 법으로 의무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공공의대는 이런 의무를 진 의대를 만드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역 근무를 의무화하는 방식이 거주지 선택의 자유 등을 헤치는 만큼 적절하지 않으니 대신 계약을 통해 지역 근무를 유도하는 ‘지역필수의사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늘어난 의사가 지역 의료에서 일하도록 하려면 강제 장치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무분별한 개원이나 병상 증축을 통제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높은 지지를 보였다. 응답자 55.4%(반대 34.0%)가 무분별한 개원 통제 정책에, 62.0%(반대 29.1%)가 무분별한 병상 증축 통제 정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무분별한 개원은 필수 의료 인력의 유출과 수도권 의사 쏠림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대형 병원들의 병상 증축은 병상 과잉과 수도권 병상 쏠림 현상을 낳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응답자의 86.5%는 “의사단체들이 의대 증원과 관계없이 의료개혁을 위한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고, 11.2%만 “대화를 거부하는 의사단체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최근 촛불집회에서 ‘한국 의료 사망’을 선고하고 6월에 더 큰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한 의협의 태도는 국민 여론에 정면으로 역행해 거대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의사단체들은 ‘의대 증원 백지화’만 내세우지 말고 국민의 뜻에 따라 의료 개혁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국민의 86%가 일부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멈춰야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현재 의료체계의 문제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과 요구를 확인할 수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국민의 목소리를 적극 수렴하고, 의료 현장에서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국민 대다수의 의견이다.

정부 “의대 국시 9월2일부터 단행“

한편 정부는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의료개혁 정책을 구체화하고 속도감 있게 실행하겠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특위 산하 필수의료·공정보상 전문위원회를 열고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진료에 집중하고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전공의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게 하는 보상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했으며, 의료인력 전문위원회를 열어 의료인력의 주기적 수급체계와 조정 방식을 검토하고 의료계, 환자, 전문가 등 각계 인사들의 참여를 담보하는 거버넌스 마련을 논의했다. 특히 정부는 응급실을 찾은 경증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하며,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지속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응급실 경증환자 수는 집단행동 이전인 2월 첫째 주 8200여 명에서 4월 첫째 주 6400여 명으로 감소했으나, 5월 넷째 주에는 7000여 명으로 증가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헌신해왔음에도 최근 의료공백으로 인한 비난과 원망이 전체 의사분들에게 향해 매우 안타깝다”며 “오랜 기간 문제가 노정돼 붕괴 위기에 있는 필수·지역의료에 대해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계획을 최근 공고하고 오는 9월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응시자들에 대한 신뢰 보호를 위해 예년과 동일한 시기에 시험을 시행할 것을 강조했다.

조 장관은 “많은 의대생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어 정상적인 시기에 의사 면허를 취득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의대생들은 의사로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조속히 수업에 복귀해 달라”고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