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정말 '이란식 북핵 해법' 적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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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정말 '이란식 북핵 해법' 적용할까
  • 시사레코드 기자
  • 승인 2020.11.2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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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긴 갈등 끝에 사실상 일단락되며 이제 관심사는 새 대통령의 향후 행보로 넘어간듯하다. 우리 정부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지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최근 토니 블링컨을 행정부의 첫 국무장관으로 지명했다. 블링컨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바 있다. 민주당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날 뿐 아니라 그 자신이 '플레이어'이기도 했다.

블링컨은 이란과의 핵협상을 주도한 인물로도 부각을 받았다. 때문에 그가 향후 북핵 협상에서도 이란식 합의를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2015년 4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최종 합의했다. 원심분리기 수를 줄이고, 농축우라늄은 저농축 및 비축량을 감축하며, 중수로 건설을 포기하는 등의 이란의 선제적 조치가 합의된 것이 JCPOA의 주요 내용이다.

이 같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면 미국이 이에 대한 보상으로 석유 금수와 해외자산 동결 등의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다시 말해 '빅딜' 보다는 단계적 해법 도출에 방점이 찍힌 것이다.

블링컨 내정자는 지난 2018년 6월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뉴욕타임스에 '북핵 해결을 위한 최상의 모델은 이란'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때문에 그가 이미 북핵 협상의 방식으로 이란식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게 됐다.

그런데 이란이 북한과 같은가? 그렇지 않다. 북한은 이미 자신들이 추구하는 방식을 지난 협상에서 공개한 바 있다. 경제 제재 해제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비핵화 조치와 '맞교환'돼야 한다는 것이 북한이 지금까지 보여준 입장이다.

여기에 중동 정세와 동북아 정세는 다르다. 미국은 당시 중동에서 궁극적으로는 발을 빼고 싶어했다. 이란을 활용해서 중동 지역의 정세를 재정비하려던 것이 핵 협상 합의로 이어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JCPOA에 성실한 약속 이행 후 다시 이란의 평화적 핵 사용을 허락하는 내용이 들어간 것은 이때문이다. 이란을 굴복시키는 합의가 아니라, 이란과의 일종의 정치적 협상의 결과물인 셈이다.

이 같은 정세 하에서 이뤄진 협상의 틀이 동북아에 그대로 펼쳐진다는 것은 상상일 뿐이다. 미국이 중동에 가질 수 있던 영향력은 동북아에서는 그대로 구현이 어렵다. 중국이 있고, 그 중국에 기대고 있는 북한 때문이다.

이란과의 합의가 '온전히' 구현되는 데 양국은 10~15년의 시간을 잡았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이 독보적으로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합의였다.

동북아에서는 그것이 어려워 보인다. 과거에도 합의를 파기했던 북한은 또 언제 합의를 파기할 지 모르고, 중국은 또 언제 어떻게 힘을 쓰려들지 모른다.

무엇보다 북한의 급한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그 북한의 급한 사정이 악화돼 악수를 두기 전에 뭔가를 해보고 싶어하는 한국도 있다. 이란과 했던 것처럼 '1대1' 구도의 협상이 좀 어려워 보인다.

미국은 이 골치 아픈 상황을 어떻게든 활용하려 할 것이다. 중동에서는 발을 빼는 게 이익이었을지 몰라도, 여기에는 계속 관여(engage)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이득(대중 견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국의 북핵 협상 전략은 대이란, 대중동 전략과는 판이하게 다른 바탕에서 그려질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미래의 모델을 점치듯 예측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이유다.

민주당 행정부는 과거 북한과의 큰 협상을 타결했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협상은 테이블에 올릴 카드를 미리 내보이고 시작하는 것이 아님을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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