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제 과다투여 환자사망' 의사, 2심서 금고형…"비난 가능성 커"
상태바
'마취제 과다투여 환자사망' 의사, 2심서 금고형…"비난 가능성 커"
  • 김준기 정치·사회부 기자
  • 승인 2021.01.21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혈압 등 병력이 있는 70대 환자에게 과다한 국소마취제를 투약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의사가 항소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최한돈 박세영 김수연)는 21일 오전 10시30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마취과전문의 이모씨(39)에게 원심인 벌금 700만원을 파기하고 금고 8개월과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수술 집도의와 미리 마취방법에 관해 협의를 하지 않은 점, 피해자가 고령의 고혈압 환자로 전신마취를 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큰 점, 중환자실로 피해자를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심페소생술과 기도 마스크백을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A씨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봤다.

이어 "증거 등에 따르면 원심과 달리 이씨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다"며 "통상의 경우라고 하면 법정구속을 하지만, 현재 구치소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상태를 고려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집행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의 행동은 이씨에게 생명을 맡기고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피해자와 유족들의 신뢰를 크게 배반한 것이어서, 그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며 "피고인들은 현재까지 피해자들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고, 유족들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지시로 마취기록지와 심폐소생술 시기를 수정한 혐의(의료법위반)로 함께 기소된 간호사 백모씨(30·여)에게는 원심과 같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5년 12월 어깨수술이 예정된 70대 환자 김모씨에게 마취제 리도카인과 로피바카인을 혼합해 과다 투여해 사망에 이르게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이씨는 피해자 김씨를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할 때 심폐소생술, 엠부배깅(산소마스크에 연결된 고무주머니를 직접 손으로 짜내 체내에 산소를 공급하는 행위)을 하지 않고 방치했다.

이씨는 내원 당시 작성된 피해자의 진료기록 사본을 대학병원으로 보내지 않고, 2~3개월 차 간호사 백씨에게 마취기록지와 심폐소생술 시기를 수정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

1심은 "마취 당시 망인에게 투여된 리도카인과 로피바카인이 과다로 혼합투여됐고, 부작용이 상승적으로 발현된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지근거리에서 대기하던 중 망인에게 이상징후가 보인다는 연락을 받자 즉시 응급처치에 임해 공소 사실대로 업무 대응을 소홀히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시했다.

다만 1심은 "망인을 이송한 의료진이 당시 환자의 상태를 구두로 전했더라도 의료기록지를 송부한 것과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며 의료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일부 유죄를 인정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이씨 등은 항소했고, 사건은 항소심으로 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