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면' 여권 내 공감 '시들'…"태권V냐…대통령 결정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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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 여권 내 공감 '시들'…"태권V냐…대통령 결정사안"
  • 이진태 경제부 기자
  • 승인 2021.05.2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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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귀가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당내에서 큰 공감의 흐름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월 이 부회장 구속 당시만 해도 민주당에서는 브리핑 자료를 통해 '정경유착 부끄러운 과거 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찬성 쪽에서는 미·중 간 무역 갈등과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유를 든다. 사면으로 삼성의 반도체 투자와 백신 스와핑 등을 이끌어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반도체 수급 상황, 미국에 대한 투자 등을 봤을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필요성이 조금 있는 정도가 아니고 아주 강력히 존재하고 있다"고 당내에서 처음으로 사면 찬성 공개발언을 했다.

이 의원은 "미국이 (반도체 수급이) 매우 급하다"며 "자동차 제조도 못 하게 될 가능성도 있어서 바이든 대통령의 움직임을 보면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도체가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를 하려면 이에 대한 결정권한을 갖진 사람의 판단이 중요한데 이 부회장이 지금 제대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권 주자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지난 16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이 부회장의 역할이 있다면,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온 게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또 "기본적으로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개인적으로는 이 부회장이 형기를 마치는 게 좋다고 본다"면서도 "이 부회장도 국민에게 더 정확히 사과하고, 그리고 이해를 구하고, 사회에 기여할 부분도 찾고, 이런 방법이 모색되면 좋을 것이라고 본다"고 사실상 사면을 찬성했다.

반대 기류도 강하다. 국정 농단 사건을 계기로 세워진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근본적으로 역행하며, 사법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대권 주자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대선 출마 자리에서 '이 부회장 사면 논란'에 대해 "정치권이 왈가왈부하는 것이 그다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사면이 된다고 해서 사회 통합이 이뤄질 것이냐는 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며, 법의 원칙을 잘 세우고 본인도 이런 문제를 홀가분하게 털고 나서야 제대로 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냐"고 답했다.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이 부회장 사면론은) 아직까지 공감대가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마 대통령께서도 국민 여론을 참작하시면서 잘 살피실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백신은 우리가 어릴 때 봤던 태권V처럼 위험에 빠지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구해주는 그런 게 아니다. 일부 언론에선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이야기하면서 계속 백신을 문제를 제기하는데 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직언했다.

윤 의원은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만큼 우리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인식들이 너무 강하지 않는가"라며 "돈 많은 사람은 죄를 지어도 죗값을 덜 받는다는 그런 인식을 한 번 깨보자. 그게 삼성을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나라 대한민국 전체를 봐도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백신과 관련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소위 '로봇 태권V' 같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와 대권주자 일부는 사면 필요성에 가타부타를 언급하기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용 사면 관련 당 입장'에 대한 질문에 "이 부회장 요구도 있고 각계 의견도 있고, 국민정서를 고려해 판단해야할 것이기 때문에 봐야할 것 같다. 당장 당 지도부가 이 부회장 사면을 의제로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대권주자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부회장 사면론에 대해 "각계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는 거로 안다. 정부도 필요한 검토를 언젠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말씀을 자제하겠다"고 했다.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내에서 열린 '비주거용 부동산 공평과세 실현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이 부회장을 포함해 사면 필요성이 제기되는 점에 대해서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존중해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 저 같은 사람이 의견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 지사의 발언을 두고 박 의원은 지난 20일 "이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사면은 절대 불가하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내가 이야기할 성질이 아니다'라며 발을 빼고 있다"며 "이 지사에게 실망"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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