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법의학 대부 "DNA 분석결과로 특정됐다면 범인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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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법의학 대부 "DNA 분석결과로 특정됐다면 범인 맞다"
  • 미디어뉴스팀
  • 승인 2019.09.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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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분석결과로 용의자로 특정됐다면, 그 용의자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다."

국내 법의학 대부이자 화성연쇄살인사건 3차 사건 때부터 부검 등에 참여한 이정빈(73) 가천대 법의학과 교수는 2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혈액과 달리 DNA는 오류가 나올 확률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DNA는 수십억명 분의 1의 확률로 오류가 나올 수는 있다.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오류가 나올 수 없다"고 단정했다.

과거 화성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범인의 혈액형을 'B형'이라는 추정한 것과 달리,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한 이모씨(56)의 혈액형은 O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 몸 바깥에서 발견된 혈액을 채취했다면 변질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 피해자나 제3자의 혈액을 범인의 혈액인 줄 알고 검사했거나, O형을 쓰는 것이 아니라 B형이라고 잘못 체크(오기)하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70년대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40%가 O형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실제로 1970년대에 O형은 32%였다. 이는 오기 또는 피를 바꿔 검사하는 실수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씨의 청주 처제 강간살인사건에서 추출된 정액이 A형으로 나온 것에 대해서는 "처제의 것을 잘못 채취해서 검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처제를 강간한 뒤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복역중인 이씨에 대해 1994년 9월16일 대전고법에서 선고한 판결문에는 이씨의 혈액형과 유전자 감식 관련 수사결과가 나온다.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학수사운영과는 유전자 감식 결과 피해자(당시 미성년자)의 몸에서 이씨의 정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냈다. 판결문에는 "채취한 정액의 혈액형은 A형으로 반응했다. 이는 피해자의 혈액형이 A형이기 때문에 범인의 혈액형이 O형이라면, 정액이 A형으로 검출될 수도 있다"고 분석돼 있다.

판결문에는 또 "민감한 기법의 유전자 감식 결과, 이 사건 현장에서 검출된 유전자형은 이씨의 유전자형이었다"고 적시됐다.

이 때문에 이씨를 검거했을 당시 청주경찰과 경기경찰이 적극 공조해 화성연쇄살인사건 현장에서 수집한 증거들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더라면 공소시효 이전에 사건을 해결할 수도 있었지 않겠느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1994년 충북 서부경찰서(현 청주흥덕경찰서)에서 이씨를 검거한 김시근(62) 전 형사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인한 이씨를 검거한 뒤 이씨의 본가인 화성 태안을 방문했는데, 당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관계자들이 화성 태안으로 찾아왔었다"면서 "수사본부 형사들에게 원하면 자료를 열람할 수 있으니 청주로 오면된다고 말했지만 당시 과학수사 수준이 혈액형을 확인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화성 사건 수사본부와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당시 화성사건 수사 관계자들은 이씨의 혈액형이 O형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용의선상에서 제외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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