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레미콘 '올스톱'…"운송료 인상 못하면 생계 유지 힘들어"
상태바
부산 레미콘 '올스톱'…"운송료 인상 못하면 생계 유지 힘들어"
  • 김준기 정치·사회부 기자
  • 승인 2022.05.09 1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일 오전 부산 사하구 신평동 한 레미콘공장 앞 도로에 레미콘 트럭이 주차돼 있다.1

"1회 운송에 5만원은 턱없이 적은 금액입니다. 높은 차량 유지비 때문에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듭니다."

부산과 경남지역 레미콘 파업 첫날인 9일 오전. 아침 일찍 건설 현장을 드나들어야 할 수백대의 레미콘 트럭들이 레미콘 공장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이날부터 부산과 경남 양산·김해·진해 지역 레미콘 노동자 1850여명이 파업에 돌입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찾은 레미콘 공장 안에는 시설 관리인만 있었고 차분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레미콘 공단이 밀집한 사하구 신평동 도로에서 운행 중인 레미콘 차량은 1대도 보기 어려웠다.

레미콘 노사는 지난달부터 운송료 인상률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1회당 운송료를 기존 5만원에서 6만3000원으로 인상하는 등 기타 수당을 포함해 임금 35% 수준의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난 등을 이유로 14%(7000원)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지난 4일 마지막 협상장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노조는 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들의 파업 지지 열기도 높았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1043명 중 83.2%가 파업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레미콘 노동자들은 파업 기간 수입이 끊길 걱정보다는 부당한 운송단가에 대해 더 큰 목소리로 비판했다.

보통 레미콘은 공장에서 믹서 배출 후 90분 이내로 건설 현장에 운반해 타설 작업을 해야 한다. 적정한 시간 내에 타설하지 못하면 제품 특성상 굳기 때문에 생산 가치가 떨어진다.

왕복 운행을 포함해 운송 작업을 한번 마치는 데만 2시간 정도 걸린다. 하루에 많아야 4~5번 운송할 수 있는데, 현재의 운송료로는 생업 유지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그동안 운송단가 인상 속도도 크게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2만7000원이던 운송료를 5만원으로 인상하기까지 약 30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레미콘 노동자 A씨는 "코로나19 이후로 일감이 많이 끊긴 상태"라며 "유류비 등 차량 유지 비용이 크게 증가해 갈수록 실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조건식 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 조직차장은 "평균 1억6500만원가량 하는 레미콘 트럭을 15년마다 교체해야 하는데, 현재 5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현실적으로 운송료를 9만원으로 올려야 안심하고 레미콘을 운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북항재개발,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에코델타시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을숙도대교~장림지하차도 등 주요 건설 현장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측인 부산경남레미콘산업발전협의회는 "부산지역 레미콘사 가동률은 18%로 전국 최악 수준이다"며 "여기에다 레미콘 물량도 평소보다 33%가량 감소해 회원사 6곳이 공장을 매각·폐업했다"고 노조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공사 중단으로 막대한 손실이 초래될 것이고, 그 피해는 최종 소비자인 국민에게 돌아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13일 오후 6시30분 부산시청 광장에서 총파업 투쟁대회를 열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