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중요한 건 ‘근무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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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중요한 건 ‘근무여건’
  • 김준기 정치·사회부 기자
  • 승인 2024.04.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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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저연령·고학력층, 근무여건 좋은 곳 종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최근 임금보다 업무 유연성이나 자율성 등 ‘근무여건’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저연령, 고학력 근로자일수록 근무여건이 좋은 일자리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근무여건(Job amenity)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인구조사 임금근로자 부가 조사에서 직업 선택 시 고려사항으로서 근무 여건의 비중(31.5%)은 임금 수준(26.8%)을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유연근무 △재택근무 △육체적 강도 △업무 강도 △자율성 △독립성 △발전 가능성 △직업 보람을 근무여건을 구성하는 8개 항목을 바탕으로 ‘근무여건 지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근무여건 지수가 가장 높은 직업은 법률 및 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 기획·홍보 및 조사 전문가, 기타 전문 서비스 관리자, 법률 전문가, 디자이너 등으로 나타났다. 육체적 활동이 적고 유연근무, 재택근무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업무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직업들이다.

반면 근무여건 지수가 낮은 직업은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자 △기계장비 설치 및 정비원 등 육체적 활동이 수반되고 단순 반복 위주의 강도 높은 업무가 많은 특징을 보였다.

근로자 개인 특성별로 살펴보면 여성, 저연령 근로자일수록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일자리에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40대 근로자의 근무여건 지수가 높았고, 50대 이상에서는 지수가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학력, 고임금 근로자들이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일자리에 더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체적 능력을 덜 필요로 하는 인지적 일자리, 개인적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전문직 일자리에 더 많이 근무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한은은 “여성의 경우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유연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일자리를 더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임금이 높고 근로 환경이 열악한 일자리(제조업 생산직, 건설업 등)에 취업하기 어려운 노동수요 요인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근무여건을 화폐적 가치로 환산하면 소득 불평등은 더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근로자들이 근무여건도 좋은 일자리에 종사하는 것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다만 남성 대비 여성의 상대 임금 비율은 70.5%에서 73.6%로 올라 성별 임금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관계자는 “여성들이 근무 여건이 좋은 일자리에 더 많이 있을 뿐 아니라, 근무 여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경제활동인구에서 여성과 고령층의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근무여건은 직업 선택 시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직업 선택에서 근무여건에 대한 선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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