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로 날아간 재계 3·4세 젊은 경영인들 “무탄소 친환경 경영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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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로 날아간 재계 3·4세 젊은 경영인들 “무탄소 친환경 경영 다짐”
  • 이진태 경제부 기자
  • 승인 2024.01.1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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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환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김동관 환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시작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재계 3·4세 최고경영자(CEO)들이 전면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포럼은 세계 각 나라의 저명한 정·재계 인사, 학자 등이 1년에 한 번 스위스 동부 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글로벌 현안을 토론하는 행사로 올해 54회를 맞았다. 올해 주제인 에너지 전환과 탈(脫)탄소를 집중적으로 다뤄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재계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 4대그룹 총수는 참석하지 않았고, 젊은 경영인들이 세계 주요 인사들과 활발히 교류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이 다보스포럼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김 부회장을 비롯해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 김승연 회장의 삼형제가 모두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가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은 글로벌 탈탄소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세션인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The First Fossil-Free Ship on the Water)’에서 밝힌 비전이다. 김 부회장은 태양광, 수소,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해양으로 탈탄소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특히 김 부회장은 그는 2010년부터 해마다 다보스포럼에 출석 도장을 찍고 있지만 연차총회 연사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회장은 이번 포럼을 한화그룹의 조선업 비전을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100% 암모니아만으로 가동하는 가스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선박의 내연기관은 암모니아, 메탄올 같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도 안정적 연소를 위해 약 5~15% 비율의 파일럿 오일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한화가 개발 중인 암모니아 가스터빈은 100% 암모니아만으로 운항이 가능한 무탄소 기술이다. 또한 한화는 선박의 보조 발전 장치로 수소연료전지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장착해 무탄소 전동화를 실현하고 수소연료전지에 필요한 수소를 선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암모니아 크래커도 탑재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또 무탄소 선박의 실증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한화는 직접 제조한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의 안정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실증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수요를 견인할 예정이다. 선박은 많은 자본을 투자하며 2~3년의 건조 기간을 거쳐 20~30년 동안 운영한다. 이 때문에 실증을 통한 안정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실제 발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국내 기업 최초로 다보스포럼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FMC(First Movers Coalition)에 가입했다. 롭 반 리에트(Rob van Riet) FMC 총괄대행은 “한화의 기술 개발과 헌신은 글로벌 탈탄소 여정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한화와 협력해 탈탄소를 가속하는 새로운 글로벌 기준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활동 등 김 부회장의 외교는 활발히 진행중이다.

HD현대는 정기선 부회장이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공급 및 운송 산업 협의체(Supply Chain & Transport Governors)’와 ‘에너지 산업 협의체(Oil & Gas Governors)’에 참석해 탈탄소 추진 및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기선 부회장의 다보스 포럼 참석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공급 및 운송 산업 협의체는 ‘A.P. 몰러 머스크’, ‘PSA 인터내셔널’, ‘볼보’, ‘DHL’ 등 20여 개 글로벌 선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모임이다. 정기선 부회장은 이번 협의체에서 공급 및 운송 산업의 탈탄소 촉진 및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정기선 부회장은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Robert Maersk Uggla) 머스크 의장을 만나 친환경 선박에 대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다. HD현대의 조선 계열사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머스크사가 발주한 친환경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을 인도한 바 있다.

에너지 산업 협의체에서는 탈탄소를 위한 상호협력 방안과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합의된 온실가스 감축안의 실질적인 이행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협의체에는 ‘쉘’, ‘토탈에너지스’, ‘페트로나스’, ‘트라피구라’ 등 30여 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참석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렸던 CES 2024에서도 탈탄소를 강조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CES 2024 기조연설에서 “해상에서 육상까지 전 지구를 아우르는 수소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미래를 위한 탈탄소 글로벌 에너지 가치사슬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대표 정유사 중 하나인 GS칼텍스의 허세홍 사장도 다보스로 향했다. GS글로벌 대표 시절부터 다보스포럼에 갔다. 허 사장 역시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요 주제 중 하나인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 전략에 대해 글로벌 경제인들과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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