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추억 여행 떠날까? 군산 시간여행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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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추억 여행 떠날까? 군산 시간여행마을
  • 권다현(여행 작가)
  • 승인 2024.02.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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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시간여행마을은 대표적인 레트로 여행지다. 다양한 근대건축물은 물론 1980~1990년대 감성을 오롯이 간직한 골목 풍경이 정겹다. 시간여행마을을 둘러보기에 가장 좋은 출발지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다. 군산의 근대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수탈의 기록이 대부분이다. 박물관 왼쪽에는 구 군산세관 본관(사적)을 활용한 호남관세박물관이 자리한다. 오른쪽으로 구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국가등록문화재)을 보수·복원한 군산근대미술관과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국가등록문화재)을 활용한 군산근대건축관이 이어지고, 이들 뒤쪽에 진포해양테마공원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건립한 군산 해망굴(국가등록문화재)을 거쳐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촬영한 초원사진관도 들러보자. 일본인 부유층 거주지 신흥동에 남은 일본식 가옥(국가등록문화재)과 사찰 동국사도 시간 여행의 특별한 볼거리다. 신흥동 산비탈에 자리한 말랭이마을은 최근 젊은이들이 빠져나간 빈집이 미술관과 책방, 공방으로 하나둘 변신하면서 레트로 여행지로 눈길을 끈다. 군산 하면 고군산군도를 빼놓을 수 없다. 2016년 고군산대교가 개통한 뒤 낭만적인 섬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 받는다. 선유도는 ‘신선이 노니는 섬’이란 이름처럼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하다. 유람선과 집라인, 바이크 등 액티비티도 다양하다.

대장봉에서 만나는 고군산군도의 한 자락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대장봉에서 만나는 고군산군도의 한 자락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전북 군산시 내항1길

레트로(retro)가 유행이다. 단순히 옛것을 따라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문화다. 군산 시간여행마을은 대표적인 레트로 여행지다. 다양한 근대건축물과 1980~1990년대 감성을 오롯이 간직한 골목 풍경이 정겹다. 어설프게 재현한 공간이 아니라, 그 속에 우리네 이웃의 삶이 여전히 흘러 특별한 시간 여행지다.

시간여행마을을 둘러보기에 가장 좋은 출발지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다. 이름 그대로 군산의 근대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수탈의 기록이 대부분이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왼쪽으로 웅장한 등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일제가 대륙 진출을 목적으로 건설한 군산 어청도등대(국가등록문화재)를 실물 크기로 재현해 더욱 실감 난다.

3층 근대생활관에서는 채만식이 장편소설 《탁류》에 미두장으로 그린 군산미곡취인소를 비롯해 일제강점기 군산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당시 최고 번화가 영동상가 앞에는 인력거에 올라 사진을 촬영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임피역도 전시장 한쪽에 세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일본인 지주의 횡포에 저항한 옥구 농민 항쟁 기록, 일제강점기 여의도 10배에 이르는 땅을 소유했다는 구마모토 농장의 토지 목록, 일본식성명강요(창씨개명) 호적 원부 등은 보는 이에게 씁쓸함을 남긴다.

일제강점기 군산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일제강점기 군산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바라보고 왼쪽에 호남관세박물관이 자리한다. 1908년에 세운 구 군산세관 본관(사적)으로, 국내에 현존하는 대표적인 서양 고전주의 건축물이다. 고딕 지붕과 로마네스크 창문, 영국 스타일로 처마를 낸 현관 등 이국적이고 화려함을 강조한 일본 근대건축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박물관 내부는 군산세관의 역사, 시대별 수출입 품목과 밀수품, 역대 세관장과 관복의 변천사 등 색다른 볼거리로 채웠다. 박물관 뒤쪽에 같은 해에 지은 세관 창고를 활용한 카페도 있다.

이제 발걸음은 군산근대미술관과 군산근대건축관으로 향한다. 군산근대미술관은 일제강점기 곡물을 반출하고 토지를 강매하기 위해 설립한 구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국가등록문화재)을 보수·복원해 사용 중이다. 대형 금고가 있던 자리를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뤼순(旅順)감옥을 재현한 전시관으로 꾸며 그 의미를 더한다. 군산근대건축관은 1922년에 건립한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국가등록문화재) 건물이다. 한일 강제 병합 기념엽서, 우리 민족의 금융자본을 수탈할 목적으로 강요한 애국저축통장 등 뼈저린 아픔의 역사를 전시한다.

일본 근대건축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한 구 군산세관 본관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일본 근대건축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한 구 군산세관 본관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미술관과 건축관 뒤쪽에 진포해양테마공원이 있다.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최초로 화포를 만들어 왜선 500여 척을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하는 공원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상륙작전에 참전한 위봉함을 이용한 전시관도 있다. 우리나라 해군의 병영 생활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진포대첩의 의의와 굵직한 해전의 역사도 배운다. 박물관 통합권을 구매하면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군산근대미술관, 군산근대건축관, 위봉함까지 어른 3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시간 여행은 일제강점기 군산항 구축 공사 때 만든 반원형 터널 군산 해망굴(국가등록문화재)을 거쳐 초원사진관으로 이어진다. 초원사진관은 1998년에 개봉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허름한 차고를 사진관으로 꾸몄다. 불치병에 걸린 사진사 정원(한석규)과 주차 단속원 다림(심은하)의 담백하면서도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큰 인기를 끌어, 촬영 후 철거한 사진관을 복원했다. 특유의 감성적인 분위기 덕분에 영화 팬은 물론 젊은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일본식 사찰 동국사 전경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일본식 사찰 동국사 전경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시간여행마을은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국가등록문화재)과 동국사도 아우른다. 과거 ‘히로쓰(廣津) 가옥’으로 불린 이 집은 근세 일본 무가(武家)의 고급 주택인 야시키(屋敷) 형식으로 지었다. 당시 신흥동 일대가 일본인 부유층 거주지인 만큼 본국에서 직수입한 고급 목재와 호화로운 장식으로 사치스럽게 꾸몄다. 유일하게 콘크리트로 쌓은 창고에는 조선에서 수탈한 예술품이 가득했다고 한다. 일본식 사찰 동국사는 에도시대 건축양식을 보여준다. 경내에 일제의 만행을 사과하는 일본 승려들의 참사문비와 평화의소녀상이 있다. 사찰 뒤쪽 언덕에 울창한 대숲이 아름답다.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터를 잡은 신흥동은 한국전쟁이 일어나며 피란민이 밀려들었다. 인적 드문 언덕을 따라 판잣집이 다닥다닥 들어서며 형성된 마을에 산비탈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 ‘말랭이’에서 유래한 말랭이마을이란 이름이 붙었다. 새벽부터 항구에 나가 생선을 다듬고 양철통으로 물을 긷는 고단한 삶이지만, 이웃의 정은 깊고 두터웠다. 배우 김수미도 이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최근 젊은이들이 빠져나간 빈집이 미술관과 책방, 공방으로 하나둘 변신하면서 레트로 여행지로 눈길을 끈다.

대장봉 오르는 길에 만나는 할매바위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대장봉 오르는 길에 만나는 할매바위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군산 하면 고군산군도를 빼놓을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년 주기로 선정하는 ‘한국 관광 100선’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린 고군산군도는 16개 유인도와 47개 무인도 군락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기에 하루에 섬 한 곳을 둘러보기도 빠듯했지만, 2016년 고군산대교가 개통하며 낭만적인 섬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 받는다. 특히 대장도에 있는 대장봉(142m)에 오르면 장자도와 선유도, 무녀도, 관리도, 방축도 등 고군산군도의 한 자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장자도와 선유도를 잇는 장자교스카이워크도 가깝다.

고군산군도에 속하는 선유도는 ‘신선이 노니는 섬’이란 이름처럼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하다. 이 작은 섬에 선유낙조(仙遊落照), 명사십리(明沙十里), 장자어화 (壯子漁火) 등 선유8경이 따로 꼽힐 만큼 예부터 매력적인 여행지다. 유람선을 타고 선유도를 비롯한 고군산군도를 눈에 담거나, 맑고 투명한 선유도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집라인(동절기 휴장)을 즐기고 바이크를 빌려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액티비티도 추천한다.

맑고 투명한 선유도해수욕장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맑고 투명한 선유도해수욕장_권다현촬영/자료=한국관광공사

 

〈당일 여행 코스〉
시간여행마을→말랭이마을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시간여행마을→말랭이마을→경암동철길마을
둘째 날 / 고군산군도→선유도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군산시문화관광 www.gunsan.go.kr/tour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https://museum.gunsan.go.kr
 - 말랭이마을 https://blog.naver.com/mallaengyi-village

○ 문의 전화
 -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063)454-3332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063)454-5953
 - 호남관세박물관 063)730-8715
 - 군산근대미술관 063)446-9812
 - 군산근대건축관 063)446-9811
 - 진포해양테마공원 063)445-4472
 - 군산 해망굴 063)454-3337
 - 초원사진관 063)445-6879
 -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063)454-3315
 - 동국사 063)462-5366
 - 말랭이마을 063)454-5813
 - 고군산관광탐방지원센터 063)465-5186
 - 선유도 어촌계 063)446-9355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군산,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15~60분 간격(06:00~23:50) 운행, 2시간 30분 소요.
군산고속버스터미널에서 군산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까지 도보 약 210m 이동, 1번·2번·9번·19번 등 일반버스 이용, 근대역사박물관 정류장 하차, 시간여행마을관광안내소까지 도보 약 245m.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군산고속버스터미널 063)445-3824
[기차] 서울역-아산역·익산역(환승)-군산역, KTX-새마을호·무궁화호 하루 20회(06:02~20:57) 운행, 2시간 20분~3시간 10분(환승 포함) 소요.
군산역에서 군산역 정류장까지 도보 약 220m 이동, 1번·2번·5번 일반버스 이용, 근대역사박물관 정류장 하차, 시간여행마을관광안내소까지 도보 약 245m.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신갈 JC에서 대전 방면→천안 JC에서 논산·아산 방면→풍세톨게이트(하)→공주 JC에서 당진·서천 방면→서공주 JC에서 서천공주고속도로 서천 방면→동서천 JC에서 서해안고속도로 당진(서천)·목포(군산) 방면→군산 IC에서 군산·북새만금 방면→군산톨게이트→궁멀길 방면 우회전→전주·시청·법원 방면 좌회전→내항사거리에서 진포해양테마공원·군산근대역사박물관 방면 우회전→좌회전→시간여행마을관광안내소

○ 숙박 정보
 - 탑클라우드호텔 군산점 : 군산시 번영로, 063)452-4404
 - 호텔봄 : 군산시 부곡3길, 063)468-0707
 - 히노키잠게스트하우스 1호점   : 군산시 구영6길, 063)445-7585, https://cafe.daum.net/Hinokijam

○ 식당 정보
 - 한일옥 : 소고기뭇국, 군산시 구영3길, 063)446-5502
 - 락원 : 청국장, 군산시 구영3길, 063)446-9255
 - 이성당 본점 : 단팥빵·야채빵, 군산시 중앙로, 063)445-2772, https://leesungdang1945.com

○ 주변 볼거리
은파호수공원, 금강미래체험관, 채만식문학관

글·사진 : 권다현(여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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