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교육비 총액 27조 ‘최대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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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교육비 총액 27조 ‘최대치’ 기록
  • 김준기 정치·사회부 기자
  • 승인 2024.03.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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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소득 300만 미만 대비 800만 이상, 지출격차 3.7배
‘빈익빈 부익부’ 지역별 소득별 사교육비 양극화 심화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7조 원을 넘어서며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체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 원이며, 고등학생은 사교육비에 1인당 70만 원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과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교 약 3000곳의 학생 약 7만 4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3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000억 원으로 2022년 26조 원에 비해 4.5% 증가했다. 2021년 23조40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증가세이며, 정부가 사교육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사교육 참여율도 78.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 초중고 학생이 100명이라면 이 가운데 8명 정도는 사교육을 받는다는 의미다. 다만 중학교만 76.2%를 기록, 전년(75.4%)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 사교육비 총액을 살펴보면 초등학교는 전년보다 4.3% 증가한 12조4000억 원를 기록했으며, 중학교 7조2000억 원, 고등학교 7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8.2% 올랐다.

전체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43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5.8% 증가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액을 찍었다. 실제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1인당 사교육비는 55만3000원으로 늘어났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이 39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6.8%(2만5000원) 상승했으며, 중학생은 44만9000원으로 같은 기간 2.6%(1만2000원) 올랐다. 고등학생 역시 49만1000원으로 1년 새 6.9%(3만2000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목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영어가 12만8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학 12만2000원, 국어 3만8000원, 사회·과학 1만9000원 순이었다. 사교육 참여 학생 기준으로 유형별 지출을 보면 학원 수강이 49만6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개인과외가 41만2000원, 그룹과의 29만3000원, 인터넷·통신 학습이 14만1000원이다.

특히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여전했다. 가구 소득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 차이가 컸다. 월평균 소득이 800만 원 이상 가구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67만1000원인 반면 소득이 300만 원 미만 가구는 18만3000으로 조사됐다.

사교육비로 월 70만원 이상 지출한 학생 비중은 22%로 지난해(19.1%)보다 2.9%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외벌이보다는 맞벌이 가정의 사교육비 지출이 많았다. 맞벌이 가구의 1인당 사교육비는 월 45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아버지 외벌이 가구는 42만9000원으로 4.6% 상승했으며 어머니 외벌이 가구는 28만8000원으로 6.5% 올랐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이 62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광역시(42만7000원), 중소도시(42만5000원), 읍면지역(28만9000원) 순이다. 전년 대비로는 광역시(7.3%), 중소도시(5.6%), 서울(4.8%), 읍면지역(3.2%) 모두 증가했다.

국어·영어·수학 등 일반교과의 사교육 목적은 학교수업 보충(49.6%), 선행학습(24.0%), 진학 준비(14.2%), 보육(6.3%) 순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보육(0.7%p) 목적은 증가한 반면 학교수업 보충(-0.4%p), 불안심리(-0.3%p), 선행학습(-0.1%p) 등은 소폭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사교육에 적극 대응하고 공교육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사교육 경감 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돌봄 부담이증가하고 있고, 체육‧문화예술 등 다양한 활동에 대한 수요도 높아 사교육비 부담도 높다. 이에 늘봄학교를 확대해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에게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매일 2시간 무료로 제공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선호하는 체육, 문화예술 등 다양하고 질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중·고등학생에 대해서는 △EBS 중학 프리미엄(연간 약 71만 원)을 전면 무료 전환 △인공지능(AI)기반 문제은행‧학습관리 시스템 기능 고도화 △교원 및 대학생을 활용한 소규모 화상 튜터링 지원하는 등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교육 경감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현장에 안착시킴으로써 사교육을 반드시 경감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교육청이 주체가 돼 지역 상황에 맞는 사교육 경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도교육청 평가 등과 연계해 책무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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